1. 어제 결심했다. 오늘 일찍 출근해서 칼한테 나 12월에 그만둔다고 노티스 주기로. 이유도 댈 거 정리해 놓고.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내 오늘 출근 시간은 4신데 칼한테서 2시에 톡이 왔다. 빨리 와줄 수 있냐고.
3시쯤 도착하니 칼이 말하길 리가 그만둔다 말하고 가서 나보고 빨리 오라 한거였다 함. ㅋㅋㅋ 아 저도 그만둔다 말하러 빨리 왔는댑쇼... 타이밍이 안좋았다 그래도 말하려고 계획했으니 함. 아 그래요? 타이밍 진짜 안좋네요 저도... 하니까 허허 웃으셨다. 옆에서 언니가 칼 운다고ㅋㅋㅋㅋ
근데 내가 그만두려는 이유 중 리가 1/2의 비중이었는데 어떻게 오늘 리가 그만둘 수가 있지? 세상 신기함.
온전히 리 때문에 그만두는 거였으면, 아 그 사람 그만 뒀어요? 그럼 저 계속 다닐게요 하면 되는데 다른 이유가 있어서, 말 안바꿨다.
2. 여기 사람들은 객관적이어서 좋다. 난 여기 사람들 성격이 참 좋아. 매니저 조랑 얘기하면서 인상 깊었던 거 정리해 봄.
-둘이 사이가 안좋았으면 나한테 미리 말하지 그랬냐. 한국인들은 왜 담아두다가 빵 터질 때까지 참는지 모르겠다. 답답하다. (직원 한 명 가르키면서) 쟤 맨날 나한테 욕한다. 난 그게 고맙다.
- 난 매니저지만 잘해서 매니저 된 게 아니다. 매니저가 됐다고 뭐 됐다고 생각 안한다. 걔도 너보다 오래 일한 건 맞지만 그게 벼슬은 아니다. 걔가 뭔데 너를 판단하냐 (내가 일 못해서 리가 나한테 그런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니 대답)
-너의 생각이 애매한 상태에서, 확실하지 않은데 퇴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를 꺼낸 건 잘못이다. 비유를 대는데ㅋㅋㅋ 누가 너 좋다고 고백하면서 야 난 너가 2주 뒤 좋아질 것 같아 라고 고백한거나 마찬가지라고ㅋㅋㅋ 그래... 노티스는 확실할 때 해야했다. 아 근데 출근할 때만 해도 100% 마음 잡았었다고! 근데 출근하니 퇴근 사유의 1/2이 없어져 버린걸
-뭔가를 말할 때 애매하게 말하지 마라. 다른 사람들은 너의 애매함을 이해해주지 않는다. 예스 아니면 노
여튼 여기 사람들 대화는 시원시원해서 배우고 싶다. 그렇게 말하기 전까지 생각을 미리 해두는 걸까
3. 오늘 조는 리가 퇴사 노티스를 2주 전도 아닌 1시간 전에 줘서 화난 상태였다고 한다. 어젠 누구랑 싸웠다드라. 걔가 그정도로 도라인줄 몰랐다고 걔랑 트러블이 있었던 나한테 좀 물어보면서 뿌리를 파헤쳐 보고 싶었다고.
4. 집에 오니 늦은 시간인데 앤에게 톡이 와 있었다.
시간대를 보니 느낌상 칼이나 조가 단톡 같은 곳에 나 그만두기로 확정했다 올리고 그 다음에 나한테 보낸 거 같다. 이것 역시 내 추측이다.
They're all sad when you say you want to quit 이라고 와서 좀 감동이었다. 짜식들....! 하지만 난 떠나겠어.. 박수칠 때 떠나야 함. 가오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지만
이전에 알바 그만둘 때는 항상 일터에 맘이 떠서 그만두는게 대부분이었는데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나서도 이렇게 정 때문에 그만두는 날짜가 안왔으면 좋겠는 건 정말 처음이네
근데 여기 다니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워홀 기간이 순삭되는 느낌이었다. 잘 그만뒀다 생각함.
아 근데 그만둔다 말 아예 안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다. 앤이 말하길 담주에 나 2차 진급이었다고...원래 한참 전에 1차 진급 했어야 했는데 사람들이 자꾸 그만둬서 일할 사람이 없어 계속 말단에 머물러 있었었는데 2차까지 할 시험은 타 통과한 상태였어서 다담주에 교육을 하려 했다고 한다. 음 근데 사실 믿기 어렵다. 마음은 고마워.
5. 아니 조... 너가 그만둬도 우린 너를 잡지 않아~ 란 뉘앙스로 계속 얘기하셔서 얘기 들으면서 음 그래 그만둬야겠다 확실히 생각하고, 말하니까 왤케 아쉬워하는 거 같지 기분탓인가. 그만둔다 했더니 귀한 시간 내서 얘기할 자리를 만든 건 왤까. 리에 대해 물어볼 겸 + 나 붙잡아 볼 겸 해서 마련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아 이렇게 혼자 생각하고 결론 내리는게 내 습관이구나. 요즘 솔직한 사람들이랑 진지한 얘기를 많이 했더니 나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이래서 솔직한 사람들이 좋아. 그들이 말하는 방식을 배우고 싶다.
6. 사람들이랑 말할 때 말하는 의도를 미리 파악하는 능력이 부럽다
7. 댄 언니가 그동안 고생이 많았겠다고 했다. 리 때문에 하는 말인 것 같았다. 근데 사실 평소엔 피해다녀서 둘이 일부러 붙여놓지만 않으면 별 생각 없이 재밌게 일하고 다녔는데ㅋㅋㅋ 진짜다. 다른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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