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그만둬서 아침에 안바빠지니까 침대에서 눈뜨자마자 폰으로 웹툰 보는 게 습관됐다. 20살 이후로 웹툰 진짜 많이본다. 도파민 중독인 것 같다. 영화는 거의 안본다. 못본다. 전공이 전공이니만큼 멋진 영상을 보면 저걸 파헤치고 분석해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다. 웹툰 많이 보는 김에 것도 분석해야겠다. 내적 동기 외에 외적 동기도 만들어서 하기 싫게 만들어볼까
2. 요즘 영어공부 안하고 있다. 위의 이유와 마찬가지로 하던 서빙 일을 관뒀기 떄문이기도 하고, 다른 걸 공부한다는 핑계 떄문이다. 돈 공부 중이다. 돈 공부 하면서 영어공부 할 수도 있긴 한데 빈 시간에 웹툰 본다고 다른 거 안한다.
크리스마스에 집주인이 뭐라 물어봤는데 못알아들었다. 충격적이었다. 공부 잠깐 쉬었다고 그게 안들리다니?? 진짜로, 외계어처럼 들렸다. 와... 이래선 전 직장 놀러도 못가겠는 걸? 같이 놀던 애들이 뭐라고 하는지 못알아들으면 너무 슬플 것 같아
3. 예전이랑 요즘 웹툰 볼 때 다른 점? 스토리에 예전만큼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스토리보다 매 화 캐릭터들의 행동과 케미가 주 관람포인트인듯. 같은 거 보는 사람들끼리 얘기하고 소감 나누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돼서 그런가. 모든 스토리 형식에 옴니버스가 결합된 느낌이다. 그래서 매 화마다 화재가 될 만 한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4. 인터넷 세상에 대해 배우고 있다. 빠져들어서 알아가다 보면 언젠가 그걸 써먹을 일이 있겠지. 트위터 구경하다가 사이버 도화살이라는 용어를 배웠다. 배우고 싶은 능력이다. 소규모 사업자의 온라인 비즈니스를 할 때 정말 좋은 능력. 일단 사람이 많이 모이면 그들을 통해 돈 버는 건 쉬워진다. 그걸 위해서는 강한 멘탈은 필수다. 사람이 나를 보기 위해 모인다는 건 좋은 이유일 수도 있지만 욕하고 까내리려고 모이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까던 빠던 사람이 일단 많이 모일수록 내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기에 이롭다. 사이버 도화살이라는 용어를 배운 계기가 된 사람도, 논란이 되는 주제의 글을 많이 쓰는데 글 자체는 웃겨서 까와 빠가 모두 많은 사람이었다. 그의 빠는 10대 여자가 대부분이었다. 진짜 오글거리고 자극적인 다이어트 주제의 글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포스타입에 마르는 팁, 식단 글을 몇 백 원에 올리면 그 빠들이 많이 산다더라. 까 인 사람들도 그 사람의 포스타입에 한 번씩은 들어가보는 듯 했다.
5. 뉴진스 ditto 뮤비는 정말로 기존 뮤비와 다르다. 내가 제일 다르다 느꼈던 점은 뮤비에 등장하는 인물들 행동이 자유롭고 진짜 그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을 찍은 것 같다는 점이다. 다른 뮤비를 보면서는 ~~서 다리 흔들어 주세요 같은 요구를 한 게 보이는데, 이건 어떻게 찍었을지 감이 안잡힌다. 마음대로 놀라고 해놓고 옆에 카메라를 들고 따라다녔을까? 자연스러워 보이는 그것들 하나하나 지시했을까?
6. 예전부터 사랑노래 거의 들었다. 근데 k pop은 주제가 대부분 사랑이라, 진짜 안듣다가 요즘은 신나고 다채로운 멜로디가 좋아서 많이 듣는데, 주제가 사랑이 아닌 곡들이 많아진 것 같다 확실히. 아이브는 사랑에 대한 얘길 하긴 하는데 알고보니 자기 자신과의 사랑, 나르시시즘을 얘기하는 거더라.
7. 사람과의 대화를 당당하게 하는 팁 중에 자신의 단점을 미리 오픈하라는 게 있었다. 근데 나는 나 자신이 나의 단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워홀 와서 자아성찰을 많이 하게 되는데, 나 자신을 속이면서 나는 ㅇㅇ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들 중 아닌 게 많았다. 누가봐도 나는 B인데 나 혼자 A가 더 멋있으니까 난 A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주장하고 다니니 사람들에게 나를 오픈하는게 힘들었다. 나 자신에 대한 기대와 환상 말고 객관적이게 보기. 이건 근데 가족이랑 떨어져 살았더니 가능해진 것 같다. 나에 대한 환상은 아빠가 많이 만들었다. 캐나다 와서 난 자유로워졌다. 집에서는 똑똑하지 않은 모습 보이면 눈초리 받았는데 그런 게 없으니. 마음애로 내 딸은 멋지다고 상상하고(기대해 주는 거 고맙긴 한데) 그 환상을 내가 덫씌우고, 그 틀에서 벗어나면 비난한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서 나 자신을 스스로 몰랐었다. 아빠도 상상을 많이 한다는 점은 나랑 닮았다.
8. 예전에 뭔가 잘 안될 때 핑계로 아빠 닮아서 그렇단 생각을 가끔 했었다. 나도 모르게. 이제부턴 아빠처럼 살기 싫으면 하자! 로 마음가짐을 바꾸려 한다. 아빠는 정말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고 나를 정말 사랑하시고 나도 아빠를 정말 사랑한다. 사실 아빠 나 때리고 내가 말하는 거 싫어하고 가끔 우는 거 들킬 떄면 안좋은 말 해서 나 안좋아하는 줄 알았다. 가끔 먹을 거 사줄 때만 애정을 느꼈던 거 같다. 근데 성인되고 생각이 많이 바꼈다. 재작년에 한 번 쓰러지시고 나서 더 소중해 진 것도 있긴 함.
20살 때는 "나를 좋아하긴 하는군" >> 22살 "이렇게 까지 좋아했다고?" >>23살 "날 많이 좋아하시는군, 나도 좋아해."
이런 과정이 있었다. 캐나다 있으며 엄마랑 가끔 영상통화 할 때 아빠도 등장하는데 등장할 때 해맑게 웃으실 떄 당황스럽다. 가족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애정이 생기는 건가? 한국 돌아가서 집에 가서 열렬히 반기고 좀 익숙해지면 다시 거리를 둬야겠다. 너무 멀리 말고 적당히.
여튼 내가 닮고 싶지 않은 아빠의 모습은 변화를 싫어하는 점이다. 그리고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고집부리는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다른 사람이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욕한다. 그 밑에서 자란 나도 그래서 그동안 새로운 걸 할 때 온갖 핑계를 만드는 게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그러면서 손해본 게 너무 많다. 나는 다르게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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