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하고 첫 주가 다 지나갔네요. 사실 이제 2주도 다 되어갑니다. 원래 이쯤 되면 전공 과제들이 물밀듯이 들어올 때인데 이번학기에는 제 전공보다 다른 과 전공 수업을 더 많이 신청해서인지 아직 널널하네요. 과제들이 다 아이디어 짜오라는 그런 것들입니다. 그래서 개강하고 어도비 툴 한 번도 안열어봤어요.
1학년 때는 아이디어 구상하는게 너무 즐거웠어요. 정말로. 저는 상상력이 좋은 편이고, 그걸 자랑하는 것도 좋아해서 아이디어 짜오라는 말만 들으면 개처럼 브레인스토밍 했죠. 그런데 고학년이 되니 아이디어 구상할 때 고려할 점들이 많아지네요. 물론 그것들은, 제 생각을 제한시키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넓혀줄 때도 있어요.
이번 학기에 신청한 전공 중 하나인 인터랙션 디자인(UI, UX 관련)수업의 첫 주 과제는 역시 추후 프로젝트를 위한 아이디어 구상입니다. 어떤 앱을 만들지 생각해오라는 거죠. 여기서 진로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한 학기의 운명이 결정됩니다.
처음에 생각한 건 캡쳐와 메모 기능을 주로 하는 앱입니다. 제가 평소에 간절히 필요로 하는 기능을 담아볼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잠들기 전에 떠올랐어요. 한 번 떠올랐을 때 그거에 몰입하면서 관련된 추가 아이디어들 쭉 쓰는 걸 좋아해서 그 아이디어로 5페이지를 한 번에 채우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공책을 다시 펴서, 더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봤습니다. 그런데 어째 쓰다보니 생각나는 앱이 있더라구요. 핀터레스트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건 영감을 주는 것들을 발견하면 카메라로 찍거나 캡쳐하고, 그 후에 바로 메모해서 어떤 점에서 영감을 얻었는지 기억하기 쉽게 해주는 앱입니다. 그 이미지와 텍스트를 모은 것을 분류하고, 공개하고 싶은 것은 공개하여 하나의 SNS처럼 관리할 수도 있게 하는건데 핀터레스트랑 정말 비슷하지 뭡니까. 제가 생각한 앱은 이미지 그 자체가 아니라 캡쳐한 것을 모으는 거라는 것만 다르고요. 그래서 이 아이디어를 채택해도 될지 말지는 미지수가 되었습니다.
앞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전 주어진 고려할 점들이 오히려 생각을 넓혀주기도 한다는 말을 했었는데, 두 번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데 그것이 적용되었습니다. 위의 메모장 아이디어가 별로인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린 후 또다른 상상을 펼쳐보기로 했을 때, 교수님께서 사이버 캠퍼스 게시판에 올려주신 내용 중, vr 이나 ar 등의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앱을 해도 좋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을 고려해서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죠. 첫 번째 아이디어와 다르게 이번에는 조사가 필요했습니다. 평소 vr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그것을 어플에 어떻게 적용시킬지는 잘 생각해보지 않았어서요.
www.youtube.com/watch?v=DuO31Ro2ypg
이 동영상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3개 정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왠지 내 머리에서 나온게 아니라 영상에 나온 것들을 약간 변형한 것 뿐인 아이디어 같아서 자존심이 좀 상했습니다. 그 중에 좀 마음에 드는 건, 아날로그 보드 게임을 하면서 앱을 실행하면 ar로 효과를 넣어주는 앱입니다. 그래서 아날로그의 손맛과 시각적 효과 둘다 잡을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게임에 집중하면서 폰도 계속 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 보드게임을 선정해야 할지, 그리고 제가 아직 모르는 여러 가지 생각해야 할 점이 있지만, 그래도 제가 관심있는 보드게임이라는 주제로 한 학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즐거울 것 같아 조금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 아이디어는 짧게 생각하다 말았는데 일단 기록은 하려 합니다. VR 전시회 티켓을 예매하면서 떠오른 건데, 예매할 전시들을 모아두는 앱은 어떨까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인터파크가 있더라구요. 여러 배달 가능 음식집들을 모은 요기요나 배달의 민족같은 앱이 되고자 했었는데, 음. 티켓 예매는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이기도 해서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상상하는 건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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