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디자인 전공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의 대학가 근처에 상업 공간을 비우고, 사람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그곳을 다시 채우는 과제다. 물론 가상의 설계다. 하지만 디자인만은 진심으로 사람들이 이용한다 생각하고 참여할 생각이다.
다만, 실제로 설계한다 가정하고 계획을 시작하면, 그 점 때문에 상상력이 가로막혀 너무 재미없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작년에 깨달았다. 그래서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과감한 건축물과 공간에 경외심을 품게 되었다.
진짜 작년 프로젝트는 망했었다. 너무 현실성만 따지다 보니 너무나 심심한 공간이었다. 진행하면 할수록 만들고 있는 나도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그 '현실성'이라는 걸 내가 너무 과소평가한 것도 문제였다. 현실에도 얼마든지 멋진 건축은 많은데 말이다. 작년에 4평짜리 하숙집에 살면서 집 밖으로 거의 안 나오고 살았더니 눈이 좁아진 것을 실감했다.
이번 학기 프로젝트로 내가 생각한 컨셉 중 하나는 자유로운 도서관이다. 사실 서울의 대학가라 주변에 도서관이 없어서 만들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도서관들은 내 본가인 부산의 마을 도서관처럼 느긋하게 놀러 갈 만한 공간이 아니다. 독서실 같은 분위기로 무겁게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대학가에 편하게 갈 수 있는 도서 공간을 만드려 한다.
스크랩은 주로 어린이 도서관 디자인을 위주로 했다. '자유로운 편한 도서관'에서 내가 생각하는 '자유'란 몸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도서관에 줄줄이 널려있는 똑같이 생긴 의자로는 몸이 자유로울 수 없다. 제멋대로 생긴 의자나 소파가 여기저기 있으면 "아~기품 있게 앉아서 읽고 싶은데 의자가 이렇게 생겨서 어쩔 수 없네!" 하며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자에 대한 아이디어는 주로 어린이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었다.
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1/77619
코나르테 도서관의 시공 목적은 휴식보다는 독서 장려와 지역재생이지만 내가 계획하고 있는 도서관과 비슷해서 가져왔다. <니노스 코나르테>, <코나르테 라이브러리> 두 개의 도서관이 있는데, 이 중 <니노스 코나르테>가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다. 찾아보니 니노스(niños)는 맥시코어로 어린이를 뜻한다고 한다. 사이트의 참고하고 싶은 설명을 아래 인용한다.
한정된 공간에 무형의 자연환경을 담아내는 방법을 택했다. 그 결과 도서관 내부는 몬테레이 산악 지형의 축소판이 담겼고, 기하학적 예술 공간이 니노느 코나르테가 되었다. 무엇보다 이 공간에서 아이들이 끝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산악 지형과 같은 바닥은 책꽂이인 동시에 아이들이 책을 읽고 뛰놀고 구를 수 있는 편안하고 역동적인 공간이 되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도서관은 공공성을 지닌 공간이다. 따라서 공공 문화가 담긴 곳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도서관이 박물관이나 전시관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공성을 고려하는 접근 방식은 같지만 그 공간을 더욱 창의적이고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디자이너의 몫이다.
이 질문과 답변의 의도와는 다르지만, 나는 이 부분을 보고 공부로 바쁜 대학생들이 도서관을 넓은 독서실이 아닌 문화가 있는 장소로 여기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니노스 코나르데 도서관의 같은 층에 거대한 쇼, 콘서트장이 있던데 그것으로 보아 그 도시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소란스러울 수 있는 콘서트장과 도서관이 어떻게 한 층에 같이 있는지 그 모습이 궁금하다.
책과 함께 잠드는 경험 디자인
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2/77610?per_page=2&sch_txt=
<북 엔드 베드>는 도서관보다는 호스텔에 가깝다. 하지만 이것을 응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가져왔다. 이 컨셉을 활용하려면 캡슐 호텔과 책방을 하나로 합친 전형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것을 주의해야 할 것이다. 잠을 잘 수 있는 만화방 느낌이면 괜찮으려나. 그리고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사람 사이에 벽을 두지 않는 건데 이 책방은 호텔 개념이라 칸들이 나눠져 있다. 정말 만화방이 생각난다.
호텔의 기본 제공 물품들(가운이나 쿠션 등)도 책장에 준비해두어 도서와 일관성을 이루는 것이 센스있다.
책장이 낮으면 사람도 앉을까?
가구 회사(특히 책장을 많이 만드는 듯하다) 사이트에서 주운 사진이다. 이 사진을 왜 가져왔냐면 오른쪽 아래 앉아있는 아이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책장을 저렇게 낮게 만들면 저 아이처럼 바닥에 앉아 책을 보는 어른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나 혼자만의 공상일까.
직관적임
iands.design/articles/32831/how-bring-childrens-library-design-21st-century
Jackie and Harold Spielman Children’s Library의 공간은 굉장히 직관적이다. 들어가 보면 바닥에 선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선을 따라가면 각각 다른 주제의 책들이 있는 곳으로 모인다. 어린이 도서관이라 색이 볼드한데 이 부분은 참고할까 말까 고민 중이다. 잘못했다가 유치해질까 봐 그렇다.
그리고 이 사이트에서 말해주는 내용 중, 어린이 도서관에서 신경써야 할 점으로 어린이들은 나이 때에 따라 읽는 도서의 수준 차이가 큰 편이니 어떤 책이 있는 공간인지도 확연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있었는데 흥미롭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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