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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일상이 구경

단기알바가 너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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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PPT 제작 아르바이트는 끝났다

여기 대표님은 나를 상당히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다.

걍 내 느낌일지도 모른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여기서 직원들이 무서워하는 상사 대표 두 명이 이사님이랑 대표님인데

어제 이사님한테 작업 하나 해드렸더니 

오늘 나 이사님 옆자리로 옮겨서 일하게 함

글고 대표님은 칭찬 잘 안하는 스타일 같은데

이틀만에 두 번 함

 

근데 나도 열심히 했음

재밌다 보니 열심히 하는 것처럼 된 거긴 함

원래 느긋하고 답답한 느낌의 사람인데

최대한 그 느낌 탈피해보려고

대표님이 뭐 시킬 거 같은지 미리 예상하고 준비하는 거?

그리고 협업이니까, 메일 하나 보낼 때 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이전 것에서 업데이트 된 파일이라면 수정된 곳이 어디인지

받는 사람 입장에서 편하게 하려고 했다.

대표님이 지금 하는 작업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깔끔하게 대답해드리면 좋아하심.

말 속도로 원래 느린데 사무실의 누구보다 빨리 했다.

빨라졌다. 평소 말하는 속도로 말하면 답답할 거 뻔해서.

날 아는 사람이라면 이중인격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회사 사무직 아르바이트라 인턴이랑 비슷한 느낌인데

내 첫 인턴이었던 그레***에서 일했던 때랑은 완전히 달랐다.

그 떈 내가 진짜 많이 부족했다.

일의 맥락을 몰라서 같이 일했던 사람들 많이들 답답하셨을 것이다.

그 때 같이 인턴하던 애가 있었는데

걔는 진짜 잘했었다.

무슨 말을 해도 똑똑해 보였다

그 뒤로 공동체에서 사무직 일을 할 때면 걔를 종종 떠올리는 것 같다.

걔라면 이렇게 했을 것 같다고.

 

그리고 지금 그 때보다 발전한 것에는

내 사고방식이 변한 것도 있다.

그 때는 걍 졸업하면 취직 대충 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살았다

지금은 나는 내 사업을 일구고 싶다.

그래서 중소기업에 알바 하러 간 이유중 하나는 

이 공동체는 어떻게 일하는지 파악해서 나의 양분이 되길 바라기 떄문이다.

그래서 지금 대표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관심을 두다 보니

일의 맥락도 빠르게 캐치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물론 내가 이번에 일을 잘했다는 거 역시 내 생각이다.

 

근데 오늘 쉴 틈 없이 열심히 일하고

끝날 때 대표님이 나보고 3시간만 더 해달라 했는데(뒤에 약속 있어서 거절함),

다른 알바분은 할 거 달라고 물어보고 다녀도 할 거 없다고 해서 막판엔 눈치보며 일하는 척 했다 한다.

이건 나 일하는 거 마음에 들었다는 거 아닐까?

나 꽤 잘했다고 생각해도 되는 거 아닐까?

앞으로 다른 사람이랑 같이 일할 때 이런 느낌으로 해야겠다.

 

 

 

그리고 또 배운 건 꼼꼼함에 대한 거다.

제안서 몇 페이지 쓰는데 한 글자 한 글자, 한 부분 한 부분 보며

오랜 시간을 투자하더라.

그래서 굉장히 완성도 높은 제안서가 되었다.

회사의 안좋은 점은 나는 문서 작업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쓴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끈질기고 꼼꼼한 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몽 같은 곳에 제안서 보낼 때도 그렇게 꼼꼼하고 탄탄하게 보내는 사람이 있다면

나처럼 대충 보내는 사람과는 비교가 안될 것이다.

 

 

 

단기알바 끝나서 너무 아쉽다.

멍떄리면서 생각하다가 내가 단기알바를 왜 좋아하는지 깨달았는데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거였다.

1. 새로운 사람 만남

2. 그 사람들과 깊게 친해지지 않아도 됨

3. 새로운 일 배움. 키자니아 같음

4. 날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함

5. 돈 줌

6. 오래하면 들통날 실력이 단기라서 들통 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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